필자의 학창시절, 추석을 앞두고 태풍이 불어닥쳐 농경지가 침수되고 수확을 앞둔 벼가 엎어져, 명절은 온데간데 없고 온가족이 볏집으로 벼를 묶어 세우는 일로 명절을 보낸 적이 있다. 자연재해로 낙망했을 때도 온가족이 모여서 서로 걱정하고 힘을 모아 그 일을 함께함으로 빨리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힘들고 어려울때 기댈 곳은 결국 가족이기에 고난의 때일수록 가족이 모여서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와 사랑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어려운 시기를 버티는 힘의 원천이요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기에 명절은 온가족이 모이는 것 자체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한가위, 그윽한 보름달처럼 풍성한 가족의 사랑을 느끼고 그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치고 상한 우리들의 삶에 활력소는 결국, 따뜻한 가족과 이웃의 웃음 가득한 얼굴을 보며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먹을때 소소한 행복은 일상의 행운이 되어 우리네 삶을 윤택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는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불안함,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삭막함, 고물가 고유가에 하루 하루의 삶이 결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젊은이들은 또 어떠한가, 미래의 불안, 학업과 일을 병행하면서 생활고에 절여있고 취업 걱정을 하다가, 결혼 정년기에 있는 남녀들 중 상당수는 결혼 자체를 포기해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그만두어야 할지, 계속해서 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사장님들이 다수이고, 직장인들도 하루 하루 심한 스트레스로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우리 민초들의 일그러진 모습아닌가 말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통계에 따르면 작년기준으로 이혼건수가 5천건에 육박할 정도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가정의 빨간불이 켜진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명절 전후로(2~3, 10~11) 이혼건수는 10%이상 늘어난다는 통계를 접하면서 가정에서 힘을 받고 사랑을 나눠야 함에도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여 무너지는 가정을 보면서 한국사회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너무나 실감하며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게 됨을 본다.

 

경제적 결핍으로 희망을 잃은 사람들, 이혼가정, 독거노인, 독신가정, 결손자녀들은 명절이 부담스러 울 것이다. 모여야 할 곳도 없고 혈혈단신이 되어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이야 말로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번 추석명절에는 풍성한 한가위 기쁨과 희망을 소외된 이웃들과 나누고, 사회적 위기를 돌파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김언섭 편집국장 unsupkim@naver.com
김언섭 편집국장 unsupkim@naver.com

 

 
저작권자 © 아산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